속초에서 - 최 영 미 / 가을바다, 갈매기 그리고 파도가 느껴지는 시
「속초에서」 - 최 영 미 "바다, 일렁거림이 파도라고 배운 일곱 살이 있었다 과거의 풍경들이 솟아올라 하나 둘 섬을 만든다. 드문드문 건져 올린 기억으로 가까운 모래밭을 두어 번 공격하다보면 어느새 날 저물어, 소문대로 갈매기는 철없이 어깨춤을 추었다. 지루한 飛行 끝에 젖은 자리가 마를 만하면 다시 일어나 하얀 거품 쏟으며 그는 떠났다. 기다릴 듯 그 밑에 몸져누운 이마여ㅡ 자고 나면 한 부대씩 구름 몰려오고 귀밑털에 걸린 마지막 파도소리는 꼭 폭탄 터지는 듯 크게 울렸다. 바다, 밀면서 밀리는 게 파도라고 배운 서른두 살이 있었다 더 이상 무너질 것도 없는데 비가 내리고, 어디 누우나 비 오는 밤이면 커튼처럼 끌리는 비린내, 비릿한 한 움큼조차 쫒아내지 못한 세월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밤이 깊어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