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가을을 담아 보내는 '10월 엽서 - 이해인'
10월 엽서 - 이해인 / 수녀, 시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 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그냥 단감이 아니고 탄탄한 단감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좋아하는 감정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겁니다. 흐트러지지 않는 마음 가득 좋아하는 마음을 단단히 매어두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이런 마음이겠죠? 더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