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메신저의 꿈꾸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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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인가 넷플릭스에 10부작 드라마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가 올라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고 사람들의 평가가 좋다는 말에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볼 땐 유품 정리사라는 직업이 당연히 드라마를 위해 설정된 내용이라고만 생각해서 그런지 별로 공감도 안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유품 정리사'라는 직업도 있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굳이 찾아보려 하지는 않았죠. 거기에다 2화에선가 나오는 이제훈의 격투기 관련 내용을 보면서 '에이 내 취향의 드라마가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서 보는 것을 중단했었습니다. 그렇게 한두 달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라는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유품 정리사의 수필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ft. 넷플릭스 드라마 '무브 투 헤븐')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네이버에서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의 이야기가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실제 이야기가 담긴 책이 바로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이라는 책이고 바로 현재 '유품 정리사'로 근무하고 계시는 두 분의 수필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매회 사건이 전개되는 것을 알고 나니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때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주인공들 모두는 드라마를 위해 재 창조된 인물들이지만 그들이 맡아서 정리한 에피소드 하나하나는 실제 수필집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이번에 읽은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드라마를 다 보고  느낀 감동을 좀 더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했고 3일 만에 다 읽어버렸죠. 요즘은 책 한 권 읽는데 솔직히 1주일 이상 걸리는 데 이 책은 에피소드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있어서 그런지 한번 읽을 때 다른 책 보다 더 붙잡고 읽었던 것입니다. 한 편 한 편 에피소드 읽고 나면 마음이 먹먹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나는 마지막 이야기를 전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책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인 고독사 관련 에피소드가 많은 데 고독사 자체도 큰 문제이지만 그 뒤 유족들과의 연관된 내용은 더 큰 문제로 와닿기도 했습니다. 점점 더 삭막해지는 현대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나기도 한 것이죠. 자세한 내용은 다 옮기지 못하니 책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마음에 와닿은 문장 몇 개

 

처음에는 안치실에 있던 고인의 차가운 몸에 손을 대는 것이 두렵고 힘들었다. 모든 사람이 온전하게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적잖은 충격이었다. 드라마에서처럼 곁을 지켜주는 가족들의 사랑에 힘입어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마지막 순간을 평온하게 맞이하는 건, 천 명 중 한 명에게 주어질까 말까 한 엄청난 행운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무도 거두는 이 없는 외롭고 쓸쓸한 죽음이 참 많았다.
   - p10 ~ p11

 

이 책은 '어떤 사람이 태어나 이런저런 일을 겪다 죽었다'라는 자서전이 아니다. 신문의 사회면에서 가십거리로 다룰만한 자극적인 이야기를 전하려는 의도도 없다. 다만 독자들이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이 사실 하나만은 꼭 기억했으면 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온 다양한 죽음 속에는 언젠가 내가 맞닥뜨릴지도 모를 하루가,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 겪을지도 모를 오늘이, 지금 내 옆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정말 남는 것은 집도, 돈도, 명예도 아니다.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 p12 ~ p13

 

꽃은 꽃대로 벌레는 벌레대로 그저 존재한다. 장미가 아름답고 송충이가 징그러운 것은 우리가 선입견을 갖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상은 그 무엇도 아름답거나 추하지 않다.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다.
   - p35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도록 주거 공간을 방치했다는 것은 삶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쓰레기가 생기면 내다 버리고 먹은 그릇을 설거지하고, 먼지 앉은 가구를 닦고, 바닥을 걸레질하는 것은 하찮은 일이다. 그러나 이 하찮은 일들이 우리의 일상을 지탱해준다. 삶의 의지가 사라졌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놓아버리는 것이 이런 일들이다.
   -p113 ~ p114

 

괴로움은 삶에 다달이 지불하는 월세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행복이 우리를 찾아온다. 당연하게 여겨서 모를 뿐이다. 
   - p156

 

이 외에도 글 중간중간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문장들과 에피소드들이 많습니다. 

꼭 이 책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을 읽고 드라마를 보시길 권합니다.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면 더 와닿는 것이 많을 것이라 믿습니다. 부디 좋은 책을 이 가을에 읽기를 권합니다. 

 

유품정리사의 수필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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