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주일 지나면 2021년도 추석입니다.
이번 추석엔 고향집을 방문할 수 있을 지 걱정이네요. 방문 안하면 그리운 부모님을 뵐 수 있는 시간을 놓쳐 버리는 것이고 방문하면 코로나 때문에 혹시 감염될까 걱정하는 마음이 앞설텐데요. 어떡해야 할 지 고민되는 시간들로 이번주가 채워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간명하게 표현한 시 한 편 읽으며 안타까운 그리움을 좀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이 시는 추석보단 설날이 더 어울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을에 맞는 고향집이 아닌 겨울에 찾아가는 고향집의 풍경이 읽다보면 머리에 선명하게 그려질 것입니다.
겨울밤 / 박용래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 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단 4줄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애절하게 표현합니다.
시인의 감성과 상상은 참 대단하다고 또 느껴집니다.
고향을 떠나 타지 생활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4줄에 다 담겨있는 것입니다.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죠. 그 잠 못드는 밤 특히, 겨울밤은 더 적적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고 그 적적한 마음에 잠은 더 못들게 되는 것 아닐까요?
잠은 못들고 고향에 대한 생각에 마음 아련해질 때 밖에 눈까지 온다면 고향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떠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떠나 온 고향 마늘밭에 눈이 쌓여 갑니다. 그 마늘밭이 어떻게 생겼는지 도시 사람은 잘 모르지만 고향을 떠나 온 사람들 마음 속엔 뚜렷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 마늘밭에 언젠가 하얀 눈이 가득 쌓였던 기억이 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 밑 달빛은 쌓이리.'
겨울밤 달빛은 유난히 더 밝게 빛나는 것처럼 느껴지죠. 그 밝은 달빛이 고향집 추녀 밑에 쌓여간다니. 마늘밭에 쌓여가는 눈과 추녀 밑에 쌓여가는 달빛은 모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런지요.
이 두 줄만 읽어도 이 시에서 우리는 그리움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러나 고향을 방문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의 그리움을 가들 느낄 수 있습니다.
일주일 뒤 부디 모든 사람들이 별탈없이 고향을 방문해서 그리움을 모두 떨쳐버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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