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메신저의 꿈꾸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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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좋은 시 추천은 황금찬 시인의 시선집 「어느 해후」의 시 몇 편입니다. 이 시집이 출간된 지는 꽤 됐습니다. 1991년도에 초판 인쇄가 되었으니 벌써 30년이 되었네요. 그 당시 출판사 미래사에서 한국대표 시인 100인 선집을 출간하였는 데 그 중 한 권의 시선집입니다. 오늘은 이 중 마음에 든 몇 편을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시들 외에도 좋은 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으니 시선집 전체를 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황금찬>
1918년 8월 10일 강원도 속초 출생. 도쿄 대동학원에서 수학하다가 학병사건으로 귀국. 광복 후 강릉과 서울 등지에서 교편생활을 하였다.

1951년 『청포도』 동인으로 활동한 바 있고, 1956년 『현대문학』에서 시 「여운」으로 추천 완료되어 문단에 데뷔하였다. 1960년대의 시동인지 『시단』 동인으로 참여하였다. 시집으로는 『현장』(1965), 『오월의 나무』(1969), 『분수와 나비』(1971), 『오후의 한강』(1973), 『구름과 바위』(1977), 『한복을 입을 때』(1980), 『기도의 마음자리』(1981), 『영혼은 잠들지 않고』(1982), 『나비제』(1983), 『언덕 위에 작은 집』(1984), 『겨울꽃』(1993), 『행복을 파는 가게』(1997), 『음악이 열리는 나무』(2006) 등이 있고, 그밖에 『고독이 남긴 그림자』,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 등의 수필집이 있다.

초기에는 서정성을 바탕으로 자연을 노래했으나 현실에 대한 지적인 성찰의 시를 썼고, 뒤에 내면적인 종교시로 기울어지는 등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시문학상, 월탄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황금찬 [黃錦燦]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황금찬-어느 해후, 미래사
좋은 시 추천 "황금찬-어느 해후/미래사"

 

[좋은 시 추천] 황금찬 - 한국대표시인 100인선집 '어느 해후' 중에서 

좋은 시 추천 1 - 꽃씨 / 황금찬

       꽃씨
                - 황금찬
 
가을 꽃씨를 받아
종이에 접는다.
종이 속에 봄을 싸서
서랍 속에 간직한다.
 
눈이 쌓인 날
뜰을 쓸고
받아 두었던 꽃씨를 뿌려
들새들의 가슴에
황홀한 봄을
심는 것이다.
 
봄은
들새들의 가슴속에서
내일을 꿈꾸고 있다.
 
그 찬란한 봄이
싹트는 것을
볼 수 있을까.
 
꽃씨 속에
작은 소망을 심는다.
기울어 가는 계절에...

 

좋은 시 추천 2 - 편지 / 황금찬

     편지
             - 황금찬

바다에서
편지가 왔다.

물새도 잠든 밤이면
등불을 켜고
혼자 있노라고

자운영밭 같은 
바다에
비가 내린다.


눈물이 가득한
병든 황소의 눈
바다야   .

그 허무한 세상

영혼은 어디서 쉴꼬.

불길
외로운 깃발이여

눈썹 끝에 머무는
수평선

바다도
길을 잃고 있다.

 

속초 예쁜 카페 -영희의 달디

 

좋은 시 추천 3 - 사랑과 지혜 / 황금찬

  사랑과 지혜
              - 황금찬

강물이 흐르다가
여울을 만나면
노래를 부른다.

나무는
바람 앞에서
고독한 독백으로
구름을 이야기하고.

나는 삶의
여울에선
언제나 울고 있다.

꽃은 사랑으로
피고
잎은 지혜로
자라는데.

이 밤에
외롭게 흘러가는
저 별 하나는
어느 곳에서 쉬게 될까.

삶의 사랑과
죽음의 지혜를 모르는 나는
이 바람 앞에서
망각의 피리를 불고 있다.

 

좋은 시 추천 4 - 어느 해후 / 황금찬

  어느 해후
              - 황금찬

참나무 생가지를
찢고 있었다. 

운명은 아니다
운명은 아니었다

자꾸 지나가고들 있었다
바람이
비가
구름도
눈이

꿈속에
눈동자
심장의 조각 조각들
하루 같은 천 년을

아물지 않았다
상처인 채
변모했을 뿐

창조
꿈이래도 좋다
너의 참 어쩔 수 없는 상처를 내 눈으로 알았으니   .

 

속초 영랑호 일몰

 

좋은 시 추천 5 - 바느질하는 손 / 황금찬

    바느질하는 손
                          - 황금찬

 
자정이 넘은 시각에도 아내는
바느질을 하고 있다.
장난과 트집으로 때 묻은 어린놈이
아내의 무릎 옆에서 잠자고 있다
 
손마디가 굵은 아내의 손은
얼음처럼 차다.
한평생 살면서 위로를 모르는 내가
오늘 따라 면경을 본다.
 
겹실을 꿴 긴 바늘이 아내의 손끝에선
사랑이 되고
때꾸러기의 뚫어진 바지구멍을
아내는 그 사랑으로 메우고 있다.
 
아내의 사랑으로 어린놈은 크고
어린 놈이 자라면 아내는 늙는다.
 
내일도 날인데 그만 자지,
아내는 대답 대신
쓸쓸히 웃는다.
 
밤이 깊어갈수록 촉광이 밝고
촉광이 밝을수록
아내의 눈가에 잔주름이
더 많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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