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랑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저 수많은 별들 중 지구라는 별에서 태어나 만났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생명이 존재 가능하다 추정되는 4000만개의 별 중 이 별에서 태어났고, 75억이라는 인구에서 어떤 만남이든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적과 같은 일이죠.
그런 소중한 만남이었기에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만남 중에 안타까운 이별도 있겠죠?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은 풀이 시들고 꽃이 지듯이 사랑의 감정도 메말라 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마음이 쓸쓸해지고 새벽에 홀로 잠에서 깨어 새벽 이슬에 추워진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모닥불을 피웁니다.
피어나는 불꽃에 사랑이 다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 가득 담아 정성껏 모닥불을 피어봅니다.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면 새벽길을 나섭니다.
차가워진 마음의 칼날을 버리고 다시 새로운 사랑과 희망을 찾아 새벽길을 나서야 합니다.
떨리는 몸을 이겨내고 햇살 밝아진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합니다.
이 아름다운 별에서 우리는 그렇게 살아갑니다.
서로 사랑하고 이별하고 다시 또 사랑하는 마음 가득 담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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