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햇살과 푸른 나뭇잎들이 열심히 할 일을 다 하는 5월에 들으면 좋은 클래식 기타 음악과 읽으면 감동받는 짧고 좋은 시 4편을 오늘 소개합니다. 5월은 왠지 사람들을 들뜨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죠.
학생들은 힘들게 공부했던 중간고사가 끝나서 즐겁고, 아이들은 어린이날이 있어 행복하고, 부모님은 어버이날이 있어 오랜만에 흩어진 자식들을 다 볼 수 있어 기쁜 날이 꽉 차 있는 달이라 더 그런 것이겠죠. 이런 5월을 좀 더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좋은 클래식 기타 음악과 짧고 좋은 시 4편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음악 들으면서 시를 감상하면 느낌이 더 와 닿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클래식 기타 소리와 시의 운율이 아주 잘 어울리거든요!
사랑했던 첫 마음 빼앗길까 봐
해가 떠도 눈 한번 뜰 수가 없네
사랑했던 첫 마음 빼앗길까 봐
해가 저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네
- 5월이면 여행도 많이 떠나죠. 특히, 연인들은 더 들뜬 마음으로 여행을 가겠죠. 그런 연인들의 마음 중 첫 마음을 멋지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첫 마음에 사랑을 느꼈다면 그 보다 좋은 만남이 있을 수 있을까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마음이 따스해지는 첫 만남 떠올리며 읽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 이 시는 첫 번째 시와는 상반대 느낌이네요. 사랑을 읽어버린 아픈 마음입니다.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이 싯구가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사랑을 잃어버리면 다른 모든 것도 다 잃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죠. 그럼 뭔가 하고 싶은 열망도 사라져 버리는 기분입니다. 다시 사랑을 찾을 때까지 힘든 나날이 이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그 또한 희미해지는 추억으로 남겠지만요.
한여름
태양처럼 빛나던
사랑도
열정으로 몸살을 앓던
사랑도
가슴에도 고이 남아
추억으로 살고
산사에서 잊혀진 사람
꽃 이름도 간다
- 이제 5월이 지나고 나면 태양이 더 강렬하게 비추겠죠. 온난화 때문에 여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고요. 그런 긴 여름의 빛나는 태양처럼 사랑도 오랫동안 열정으로 빛나면 좋으련만 그 빛을 잃어버리고 추억으로 살고 가슴에만 남았네요. 마음이 아련해집니다.
나는
어느 날이라는 말이 좋다.
어느 날 나는 태어났고
어느 날 당신도 만났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어느 날이니까.
나의 시는
어느 날의 일이고
어느 날에 썼다
- 시란 이런 중독성이 있습니다. 이 시를 읽고 나면 앞으로 어느 날이라는 말을 할 때마다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시를 읽고 나니 정말 '어느 날'이라는 단어가 좋아지네요. 이런 시인들의 시적인 순간들이 참 부럽습니다.
'나의 시는
어느 날의 일이고
어느 날에 썼다'
이 마지막 연처럼 저도 어느 날 이 글을 쓴 것이 되겠죠. 그리고 그런 어느 날이 쌓여 인생이 꽉 차게 되는 것이고요. 이왕이면 좋은 어느 날이 많이 쌓여가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음악과 짧지만 좋은 시 4편 감상 잘하셨나요? 야외 활동하기 좋은 5월에 맑은 공기 마시며 코로나로 우울해진 마음을 잘 달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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