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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유독 쌀쌀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5월 중순에 접어든 요즘 날씨가 참 따스하니 좋습니다. 올 4월은 오히려 3월보다 쌀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었는 데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꼈을지 궁금하군요. 그래서 5월의 따스한 햇볕이 참 좋습니다. 

 

이런 5월엔 읽을 만한 시가 참 많습니다. 5월이라는 계절이 주는 의미가 많기 때문이겠죠.

이전에 올린 시들입니다. 5월이 가정의 달이라 그런지 가족에 관한 시도 많죠. 오늘 소개하는 시뿐만 위 글의 시들도 같이 감상해보세요!

 

오늘은 짧고 좋은 시 몇 편 소개합니다. 원래 시라는 것이 함축적이고 은유를 내포하고 있어 짧게 표현한 시가 많죠. 그 중에 몇 편 짧고 좋은 시를 골라봤습니다. 

 

짧고 좋은 시 감상하기
짧고 좋은 시 감상하기

 

짧고 좋은 시 감상하기 - 이재무, 안도현, 박월복, 서윤덕, 최영미, 이정하, 천상병, 나태주 등

 

저 못된 것들 / 이재무

 

저 환장하게 빛나는 햇살
나를 꼬드기네
어깨에 둘러멘 가방 그만 내려놓고
오는 차 아무거나 잡아타라네
저 도화지처럼 푸르고 하얗고 높은
하늘 나를 충동질하네
멀쩡한 아내 버리고 젊은 새 여자 얻어
살림을 차려보라네
저 못된 것들 좀 보소
흐르는 냇물 시켜
가지 밖으로 얼굴 내민 연초록 시켜
지갑 속 명함을 버리라네
기어이 문제아가 되라 하네

 

양양 남대천 억새밭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 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꽃 / 박월복

 

한여름

태양처럼 빛나던

사랑도

열정으로 몸살을 앓던

사랑도

가슴에도 고이 남아

추억으로 살고

산사에서 잊혀진 사람

꽃 이름도 간다

 

 

함께 / 서윤덕

그대가 잡아 준 손이

참 따뜻합니다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싶습니다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낮은 곳으로 /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 들 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것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양양 죽도 해수욕장

 

5월은 적당히 따스한 햇볕이 우리들 마음의 긴장을 풀어 줍니다.

산과 들엔 파릇한 잎새들이 우리들 눈의 긴장도 풀어주죠.

이럴 때 나무 그늘 진 야외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짧고 좋은 시들 감상하면 어떨까요?

 

 

이 외에도 정말 짧고 좋은 시 중 몇 편은 이미 올린 적이 있어 아래 링크 걸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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