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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담쟁이 - 도종환

​2년에 걸친 코로나 대 유행 때문에 우리 모두가 보이지 않는 커다란 벽에 갇혀 사는 기분입니다. 실제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은 없지만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커다란 장벽 때문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에 이 작품이 조금이나마 우리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소개해봅니다.

 

이 시에서 '담쟁이'는 바로 우리를 표현하고 있는 사물입니다. 도종환 시인은 '담쟁이'라는 자연물을 통해 절망적 상황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굴하지 않고, 맞닥뜨린 고난과 한계를 서두르지 않고 혼자가 아닌 여럿의 의지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노래한 시입니다.

 

1연은 모두가 벽에 막혀 좌절할 때 말없이 담을 오르는 담쟁이를,

2연은 모두가 어찌할 수 없는  절망 속에 갇혀있어도 서두르지 않고 나아가는 담쟁이를,

3연은 혼자의 힘이 아닌 다른 담쟁이와 손에 손을 잡고 절망을 푸르게 뒤덮는 담쟁이를,

4연은 모두가 포기한 절망속에 다른 잎들을 이끌고 마침내 벽을 넘는 담쟁이를

의지에 찬 싯구들로 멋지게 표현한 것입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 대 유행이 현재 3차 대유행까지 진행되었다고 하고, 몇몇 전문가들은 이미 4차 대유행이 진행중이라고도 합니다. 변이 바이러스와 1년 넘게 이어진 팬데믹 현상에 지치고 무디어진 경계심 때문에 벌써 4차 대유행이 시작된 거라고 하죠. 

 

저 같은 경우도 확실히 작년 보다는 경각심이 많이 무디어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한 번도 외식안하다 요 근래 몇 번 외식도 하고 손소독도 예전만큼 자주 하지 않게 되더군요. 

 

거의 한 달간 400여명의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는 사실도 어쩌면 사람들에게 일상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요? 그래서 작년보다 덜 조심하고 방역 수칙도 어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처럼 한 명 한 명이 꿋꿋하게 코로나라는 벽을 넘어가다 보면 조만간 모두 손잡고 다 함께 벽을 넘어가 절망의 벽을 희망으로 뒤덮을 날이 오지 않을까요? 

 

정말이지 빠른 시일 내에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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