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벚꽃 여행? 정말 뜬금없지만 요 근래 단풍과 국화를 중심으로 가을에 대한 포스팅을 하다 보니 좀 새로운 것이 하고 싶어 집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자꾸 보다 보면 감흥이 사라지고 점점 더 무뎌지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지난봄 예뻤던 속초 영랑호 벚꽃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봄에 벚꽃이 활짝 필 때 속초에서 볼만한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설악산 가는 길 양 옆의 화려한 벚꽃이 가장 예쁘고 그다음이 영랑호 벚꽃일 듯합니다. 또 가볼만한 곳은 노학동 주변 길도 제법 볼만합니다. 설악산 벚꽃은 아직 사진으로 남긴 것이 없어서 오늘은 영랑호 벚꽃만 올려봅니다. 물론 영랑호 벚꽃만으로도 충분히 랜선 벚꽃 여행이 즐거우리라 확신합니다.
그럼 가을에 떠나는 벚꽃 여행 출발해볼까요?
촬영 날이 4월 4일 오후 5시쯤이었습니다. 해가 서서히 지는 한 편에 이렇게 달이 뜬 모습이 예뻐서 찍었는 데 생각보다 잘 나와서 흐뭇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밝게 빛나는 달이 매우 청순해 보이네요. 살짝 딴 길로 샜네요. 그럼 정말 본격적으로 벚꽃 구경 들어갑니다.
청둥오리인 걸로 아는 데 영랑호 갈 때마다 이 놈들이 참 반갑게 맞이해줘서 더 기분이 좋아집니다.
바람에 찰랑이는 호수의 물결에 벚꽃 나무가 쭉 뻗어 그 물결을 어루만지는 듯합니다
만개한 벚꽃 나무 아래 씩씩하게 산책을 즐기시는 여유로운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어때요? 기분이 싹 바뀌지 않나요? 낙엽 지는 가을의 단풍은 아름답고 예쁘지만 왠지 모르게 구슬퍼 보이잖아요? 쌀쌀해지는 날씨에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단풍이고 그 색이 절정으로 치달으면 하나씩 하나씩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는 것이니 왠지 모를 슬픔이 스며들 수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벚꽃은 색이 일단 화사합니다. 연분홍 빛 화려한 빛으로 절정을 맞이합니다. 물론 벚꽃도 색이 가장 화려할 때 벚꽃 잎들이 휘날리며 우수수 떨어집니다. 그렇지만 가을 단풍과 다르게 나뭇잎들이 초록으로 물들기 시작하니 더욱 생동감이 넘치게 되는 것이죠.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상춘객들을 맞이하는 벚꽃에 사람들은 넋이 나갈지도 모릅니다. 여기 저기 사진 찍기에 빠져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즐깁니다.
벚꽃 구경하다 자그마한 벤치에 앉아 쉬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영랑호 산책길에 끝없이 이어지는 벚꽃 나무들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피게 해주는 마법같은 힘이 있습니다.
푸른 하늘과도 잘 어울리지 않나요? 가운데 벚꽃 나무에만 햇빛이 비쳐 더 화사하게 빛나고 있네요.
벚꽃피는 계절의 영랑호엔 이런 풍경이 많아 어느 곳에서 사진 찍어도 다 인생샷을 건질 수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벚꽃 풍경입니다.
올 해는 산책하면서 벚꽃 구경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드라이브 쓰루 형태로 차 안에서 감상하시는 분들도 많더군요. 참으로 안타까운 장면이었습니다. 부디 내년에는 모든 것이 잘 해결되어 마스크 벗어 던지고 시원한 모습으로 마음껏 다니며 예쁜 벚꽃 구경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어땠나요? 이제 랜선 여행을 마칠 텐데 가을에 보는 벚꽃이 또 다른 삶의 활력소가 되지 않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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