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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도전기

🍁 가을의 끝자락에서 느린 발걸음으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

by 메타크래커 2024. 11. 16.

🍁 가을의 끝자락에서 느린 발걸음으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

지난주 일요일, 홍천하프마라톤 🏃‍♂️을 마치고 첫 훈련을 시작했다.

그날의 여운이 아직도 내 몸 곳곳에 남아 있는 듯한 느낌, 아마도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느껴지는 그 작고 소중한 통증 덕분일 것이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직 살짝 남아있다.

 

토요일 오후 늦게 달린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평소에는 주로 🌅 아침에 뛰지만, 늦은 오후의 ☀️ 햇빛은 이상한 가을의 잔잔한 따뜻함을 머금고 있어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11월 중순인데도 포근한 날씨 덕분에 🏃‍♂️ 달리기에는 참 좋은 날이었다. 이제 겨울인데 겨울이 인사도 하지 못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이 순간은 달리는 나에게 아직까지는 더없이 완벽한 선물이 되었다.

영랑호 가는 길
영랑호 가는 길

 

🍂 영랑호 주변을 달릴 때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미 🍁 단풍은 대부분 떨어졌지만, 여전히 영랑호는 아름다웠다. 사방에 펼쳐진 가을의 끝자락을 맞이하며 시간이 또 흘러가는 걸 느낀다. 늦은 오후라서 그런지 몇몇 러너들과 간간이 마주치기도 했다. 서로 인사하기엔 쑥스러워 그냥 지나치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뛴다는 것만으로 무척 반갑다.

 

 

오늘의 훈련은 회복훈련이었다. 6km 정도, 속도도 천천히 평균 6분대로 맞추어 달렸다. 하프마라톤을 완주한 이후라 몸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그 무거움이 평온함을 주었다. 다리를 뻗을 때마다 발끝이 땅에 닿는 느낌, 깊게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폐에 스며드는 신선한 공기, 주변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달리는 그 모든 순간이 작은 명상 같았다.

 

그저 빠르게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자신을 느끼며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몸을 다시 달리기에 맞춰가는 것이 이 회복훈련의 참된 의미였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달리면서 중간중간 📸 사진도 찍었다. 이미 많은 🍁 단풍이 떨어져 나무들이 앙상해졌지만, 그 사이에 남아 있는 몇 장의 붉은 잎들은 여전히 빛을 내고 있었다.

 

그 모습들이 어쩐지 나에게도 위로가 되었다. 대부분의 잎이 떨어졌더라도 아직 남아 있는 잎들이 자기만의 빛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희망을 주었다.

 

🏃‍♂️ 마라톤도 그렇다. 때로는 지치고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린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우리의 힘과 의지 덕분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남아 있는 힘, 그 작은 힘이 우리를 계속 나아가게 한다는 것을 이 작은 잎사귀들을 보며 다시금 깨달았다.

 

 

 

🏃‍♂️ 달리기를 통해 얻는 것은 기록이나 경쟁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과의 소중한 대화다. 특히 오늘 같은 회복훈련 날에는 스스로에게 부드럽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괜찮아, 오늘은 천천히 가도 돼"라고 말이다. 이런 순간들이 결국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준다. 달리기를 하며 느끼는 작은 감정들이 쌓여 더 큰 의지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쌓여 마침내 우리의 삶을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준다. 우리의 몸이 지치더라도 마음은 더욱 단단해지는 그 과정, 그것이 진정한 달리기의 아름다움이다.

 

오늘의 훈련을 마치고 깨달은 것은, 달리기는 계절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스스로를 다시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점이다. 오늘의 느린 달리기가 어쩌면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빠르게 달려야만 느낄 수 있는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천천히, 🌳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더 큰 의미를 준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항상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때때로 발걸음을 늦추고 우리 주변을 돌아보며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이러한 달리기의 순간들은 단순한 운동이 아닌, 삶의 중요한 깨달음의 순간으로 다가온다.

 

포러너 265로 측정한 가민 스포츠 회복 훈련 달리기 기록들

 

🏃‍♂️ 마라톤은 결국 끝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자 위로다. 오늘도 이렇게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 더 성장하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영랑호를 돌며 느꼈던 그 작은 순간들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내 길을 달려 나갈 것이다. 오늘 느낀 이 작은 위로와 성찰은 아마도 내일의 나에게 또 다른 힘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모여 내가 성장해 나가는 것이며, 이러한 발걸음이 모여 결국 내가 완주할 그 길이 된다.

 

언젠가 내가 목표로 하는 마라톤의 완주 순간이 다가올 것이다. 그 순간의 성취감도 분명히 소중하겠지만, 지금 이 순간, 매일같이 나 자신과 마주하며 달리는 이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오늘도 내일도,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내 길을 걸어가며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여정을 이어갈 것이다. 마라톤은 완주를 목표로 하지만, 결국 그 과정 속에서 나를 만나고 나를 이해하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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